발에 땀이 매우 많이 나는 편입니다
장모님께서 겨울철에 항상 나에게 말씀하시는 것이 '자네 안춥나'였습니다. 물론 지금은 우리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원래 저런 사람이구나 하시며 모르는척 지나가시죠. 저는 365일, 24시간 슬리퍼 혹은 크록스를 신고 다닙니다. 출퇴근때는 말 할 것도 없고 운전을 할 때도 동일합니다. 이러는 이유가 있을거 아니겠습니까? 저는 발에 땀이 많이 나고 그 땀에 의해서 냄새가 아주 지독한 사람 중 하나입니다. 운동화를 신으면 통풍이 되지 않아 장마 때 물 웅덩이를 밟은 신발처럼 축축해지기 때문입니다.
여름보다는 겨울철에 더 심하게 납니다. 사실 여름이나 겨울이나 신는 양말이나 신발은 똑같은데 겨울철에 더 심한 이유가 있겠지요. 이런 발냄새는 무좀인 경우나 세균의 증식, 혹은 그냥 내 발에 내장되어있는 냄새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냄새가 많이 난다고 청결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샤워하는 시간 중 상당 부분을 발을 닦는데 쓰지만 그 역시도 잠깐일 뿐이죠.
오늘은 제가 발에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아니 땀이 많이 나도 상관 없지만 냄새가 나기 때문에 평소 해결하려고 하는 방법들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치료 방법은 아니고 조금 나아지는 팁일 뿐일 것입니다. 언젠가 저도 양말 없이 닥터마틴 같은 거 신어보는 날이 오겠지요.
아니 왜! 내 발에서만 이럴까
제 발은 다한증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일반 사람보다는 더 많이 땀을 배출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예를 들어 운동화를 신으면 약 5분 뒤에는 발이 매우 축축해져있습니다. 그리고 신발을 벗으면 당연히 아주 구수한 청국장이나 잘 숙성된 치즈 향이 나죠. 이 신경쓰임과 아무곳에서나 신발을 벗지 못하는 고통은 아는 사람들 밖에 모릅니다.
뭐 흔히 발냄새가 나는 원인은 발에 있는 각질과 땀의 주 성분인 물이 결합하여 '이소발레르산'이라는 화학 물질을 만들어내는데 이소발레르산은 치즈 향이 나는 화학 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각질을 먹고 살아가는 혐기성 세균들이 생성해내는 것 또한 악취를 내보낸다고 이야기합니다.
결국 땀이 냄새가 나는 것이 아니라 땀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화학 물질이 원인인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각질이 없거나 땀이 없거나 둘 중 하나만 되더라도 악취라는 공식은 성립할 수 없습니다. 각질을 없앤 깨끗한 발을 가지거나 땀이 나지 않도록 뽀송뽀송한 발을 가지거나 혹은 둘다 가지거나.
저는 이 두 가지를 다 잡는 방법으로 꽤나 유용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만, 한 번이라도 미끄러지는 순간에는 어디가서 신발을 벗지 못합니다. 그래도 꽤 오랫동안 생활하다보니 몸에 습관화가 잘 되어있어서 충분히 뽀송뽀송한 발을 유지중입니다.
발냄새 줄이는 5가지 팁!
- 양말은 무조건 좋은 면양말 + 2켤레 이상
저는 사실 질 좋은 발가락 양말을 사서 신고 싶었습니다. 어차피 결혼도 했겠다 친구도 없으니 밖에 돌아다닐 일도 없겠다 아주 완벽한 상황이었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근데, 아직 나이가 그리 많지 않은데 왜 그걸 사냐는 아내의 반대에 이 계획은 향후 10년 안에는 실행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몰래 하나 사서 신어보고 싶습니다)
다이소나 인터넷에서 파는 양말들은 순수 면 재질이 아니라 땀을 모두 흡수하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뭐랄까 발과 땀과 양말이 햄버거 속재료처럼 돌아다니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순수 면양말로 땀을 쭉쭉 흡수해주어 각질과 반응할 기회를 주지 않음으로써 내 발에 냄새를 지울 수 있습니다. 근데 저는 한 켤레로는 부족하더라고요. 그래서 오전용 / 오후용 양말을 모두 들고다닙니다. 그래서 점심시간에 갈아 신습니다. 신었던 양말은 지퍼백에 소중하게 담아서 집으로 가져옵니다. 좋은 면양말이 진짜 발냄새를 잡아주는데 최고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군대에서도 행군이나 훈련 중에 양말은 무조건 갈아신게 해줍니다. 발의 건강이 곧 훈련의 성과와 직결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청결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귀찮더라도 출근 시에는 양말을 꼭 2켤레 이상 챙기시고 저녁 늦게 약속이 또 있다고 하시면 3켤레 정도는 챙겨서 출근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금 찝찝하다? 싶으면 바로 바꿔 신는다면 하루종일 뽀송뽀송한 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저는 4시간 정도에 한 번씩 갈아신습니다. 귀찮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 통풍 잘 되는 신발
집에 운동화가 꽤 많은 편이지만 거의 신지 않습니다. 가끔 회사에서 발표가 있거나 강의를 하러 나가면 옷은 그렇다 쳐도 신발은 꼭 따로 챙겨갑니다. 저 결혼식 때도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가 엄마한테 등짝 맞을뻔 해서 억지로 구두를 신고 하객들을 맞이할 정도입니다. 긴장을 잘 하지 않는 편인데 내가 운동화나 구두를 신고 오랫동안 있어야한다는 상황이 펼쳐지만 발에서 홍수가 나곤 합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죠.
그래서 저는 출퇴근 할때는 무조건 크록스를 신어 통풍이 잘 되게 해줍니다. 그리고 회사에 도착해서는 아내가 사준 아디다스 슬리퍼를 신죠. 결국 매일 통풍이 잘 되는 상황에서 살고 있지만 그래도 땀이 납니다. 땀이 많이 나냐 적게 나냐의 양적 차이일 뿐 운동화를 신었을 때보다는 크록스나 슬리퍼를 신었을 때 양말을 갈아신는 빈도수가 확 줄어듭니다.
땀이 안나는 시기는 씻고 나와서 발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가장 뽀송뽀송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사회생활을 할 수 없으니 통풍이 잘 되는 신발을 신고 그 신발도 자주 세탁해주어 세균의 번식을 막아야합니다. 저는 크록스 2결레로 잘 바꿔가면서 신고 있습니다.
- 카페인 섭취 금지
카페인을 섭취하면 땀이 난다는 속설을 들어본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다양한 기사와 블로그에서 카페인을 섭취하면 땀이 나기 때문에 발에 땀이 나는 것을 막으려면 커피를 먹지 말아야한다고 많은 분들이 말씀을 하십니다. 실제로 다한증인 사람들이나 땀을 많이 흘리는 분들은 커피와 같은 카페인을 먹지 말라고 이야기 합니다.
물론 카페인에 그렇게 민감한 편이 아니어서 폭포수와 같은 땀은 아니지만 중요한 자리에 가거나 혹은 운동화를 벗을 수 없는 자리라면 커피 대신 과일 음료나 물을 마시는 편입니다. 정서적인 것도 크기 때문에 커피를 마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발에서 땀을 더 나게 하니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 발 잘 닦기
회사나 혹은 밖에서 놀다가 들어오면 샤워를 하는데, 거의 절반의 시간을 샤워기에서 뜨끈한 물 틀어놓고 바닥에 앉아서 까칠한 때밀이 같은 걸로 발을 요리조리 닦는데 사용합니다. 조금이라도 발에 각질이나 오래된 축적물이 쌓인다면 그것이 곧 냄새로 연결이 되니까 말이죠.
사실 예전에 태국에서 아빠랑 여행다녀오면서 가이드한테 이야기 듣고 산 무좀 치료제 생각이 납니다. 파랑색 물에 발을 담궈놓고 한 30분인가 있으면 온 발이 멍든것처럼 파랗게 변합니다. 그리고 한 2주동안 계속 각질이 떨어집니다. 걸어다녀도 떨어지고 양말을 신어도 떨어지고.
그렇게 2주 동안 각질을 흘리고 다녔더니 냄새가 싹 사라졌습니다. 그 이후로 발의 각질을 박멸할 생각으로 발을 닦긴 하는데 하루 이틀 시기를 놓치면 또다시 화생방이 되어버립니다. 그러니 꼭 발을 닦고 청결하고 뽀송하게 말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의학에 도움 빌리기
베이킹 소다나 소금물, 홍차 등 다양한 민간요법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심각하다면 의학에 도움을 빌리는 것도 괜찮습니다. 시술을 받아라는 것이 아니고 땀 억제제나 손 세정제 등 의학용품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발에 뿌리는 땀 억제제는 꽤 효과를 많이 보았던 제품 중 하나입니다.
그 외에 발을 닦고 나서 드라이기로 잘 말려주고 파우더로 수분을 날려준다면 관리는 끝납니다. 파우더 바르고 양말을 신어봤는데 그것도 귀찮은 것만 빼면 참 좋습니다. 파우더에서 애기 향도 나고 뽀송함을 오래 가져갈 수 있습니다.
마치며
겪어보지 못한 분들은 코를 찌르는 이 향기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해야하는 번거로움을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페이크 삭스에 멋진 단화 한 번 신고 다니고 싶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게 된다면 저는 발가락 양말과 크록스를 신고 다니겠지요. 어쩌겠습니다. 팔자다 생각하며 살아야겠지요. 그래도 위에 말씀 드린것처럼 하면 충분히 매일매일 뽀송뽀송한 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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