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잘 못하는 것은 아마 유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단 한 번도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술을 드시는 것을 보지 못했으며, 대학교에서 처음으로 술을 먹었던 저에게도 술이란 것은 참으로 힘든 물질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겠더군요. 적당한 음주는 언제나 사람들간의 관계를 더 돈독하게 해줄수도 있고 어색했던 분위기도 더욱 좋게 만들 수 있는 것이죠. 과하지만 않으면 말이죠.
연말이라 회식도 많고 여기저기 모임에서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제 몸에 대한 부담도 나날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제는 1차에서 먹고나서 2차를 갔는데 얼굴이 하얘지면서 이제 시작이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2차에서 날개를 단 듯 훨훨 날아다녔고 날개가 부러지며, 집에 와서 바로 기절을 해버렸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왜 술을 마실 때 얼굴이 빨개지고 많이 마시지도 못하는데, 그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하는 궁금증이 생겨서 여러 자료를 찾아보며 알게된 것을 적어보려 합니다.. 술 마시면 얼굴 빨개짐, 도대체 저한테 왜그러는걸까요.
알오콜과 분해요소
알코올, 알콜. 술이 들어가면 우리 몸에서는 어떤어떤 분해 효소를 활용하여 분해를 한다는 이야기는 어디선가 들은 것 같아서 몇 가지 자료를 좀 찾아보았습니다. 술이 들어온다는 것은 흔히 에탄올로 표기를 하고 에탄올이 ADH를 통해 아세트알데히드 (Acetaldehyde)로 분해가 되고 ALD를 통해 아세테이트 (Acetate)로 분해가 되어 체외로 배출이 되는 구조입니다. 상세적인 내용까지 파고 들려고 하니 매우 어렵더군요.
Ethanol → ADH → Acetaldehyde (독성물질) → ALD → Acetate (비독성물질) → 배출
아세트알데히드는 혈관 확장에 의한 두근거림, 숨이 참, 불안 초래, 구역질, 두통 등 부작용을 유발시키는 물질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아세트알데히드를 빠르게 아세테이트로 변환하여 밖으로 배출해야하는데, 해독 요소가 부족하여 계속 채내에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경우 흔히 얼굴이 금방 빨개졌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대부분 아시아인에게만 나타난다고 해서 아시안 플러싱, 즉 아시안 홍조라고 부릅니다. 이 또한 유전자의 차이가 크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러면 이제 왜 얼굴이 빨개지는지 이해가 조금 됩니다. 제 몸에는 아세트알데히드를 아세테이트로 변환하는 분해효소가 적어서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해독이 안되고 계속 몸에 남아있으니 술 한 잔만 먹어도 심장이 뛰고 재미없고 불안하고 숨이 차는 거였네요.
술과 알콜 중독자
자료를 찾아보다보니 술에 의존적이거나 알콜 중독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유전자가 따로 있다는 논문을 읽고 참 유전자라는 것이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란성 쌍둥이가 서로 다른 가정에 입양되더라도 둘 다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면 입양된 가정의 환경과는 별개로 둘 다 알콜에 의존적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알코올 중독의 위험성을 진단 및 예측을 위한 유전자 다형성' 논문(바로가기)에서 명확하게 다뤄주고 있습니다.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ADH1B 47 His가 ADH1B 47 Arg보다 알콜이 아세트알데히드로 약 40배 빨리 분해합니다. 빠르게 분해되기 떄문에 에서트알데히드의 알콜 부작용인 두근거림과 숨이 참, 구역질, 두통, 홍조 등이 남들보다 빨리 발현되게 됩니다.
술을 먹자마자 부작용이 발현되는 ADH1B 47 His보다는 ADH1B 47 Arg인 사람이 더 술에 의존적일 수 밖에 없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또한 아세트알데히드를 아세테이트로 분해하는 ALDH2 487Glu는 ALDH2 48Lys보다 훨신 더 빠르게 분해하여 몸에 독소를 빠르게 배출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저 같이 술을 먹자마자 얼굴이 빨개지고 술도 못먹는 사람들의 유전자는 ADH1B 47 His + ALDH2 48Lys일 경우가 높으며, 주위에 술도 잘 드시고 숙취도 없는 분들은 ADH1B 47 Arg + ALDH2 487Glu 인 경우가 많을지도 모릅니다. 유전자에 따라서 술을 먹을 수 있는 상한선이 정해져있다니 신기합니다. 술을 계속 먹어도 늘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엄마 아빠가 준 유전자 때문이라니.
한국인 알콜 중독 환자군의 많은 분들이 ADH1B 47 Arg + ALDH2 487Glu 조합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이러한 유전자는 아시안에는 잘 없지만 남미나 유럽쪽 사람들은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하니 이 또한 흥미로운 결과인 것 같습니다.
마치며
제가 술을 잘 먹지 못하는 것이 이전에는 참으로 창피하기도 하고 이런 주량으로 어떻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얼굴이 빨개지고 술의 맛도 잘 모르는 이유는 유전자 때문이었으며, 저를 중독자의 길로 가지 않게 하기 위한 저희 집안의 큰 그림이라고 생각하며 살겠습니다.
어제 회식하고 돌아와서 술을 못먹어서 억울하기도 하고 좀 잘 먹을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찾게된 내용으로 알코올 관련한 포스팅도 쓰게 되었네요. 그래도 술은 맛이 없더라도 안주는 언제나 맛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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